Hangul저기 높은 저 위 과거의 잔당들을 무참하게
끌어내리고 낡고 오래된 술잔을 따라내
태양이 지고 수많은 별이 그 빛을 발할 때
단 하나의 누군가는 자신을 높여 매달았네
모두가 겨눈 등에 검을 쑤셔 넣은
찬란했던 여름 장밋빛 전쟁의 거물
재빨리 이어진 추대와 또 작위적인 숭배
그 숭배가 다시 부른 추악한 힘의 굴레
감춰진 금색 면류관을 쓴 채
은밀히 벌려놓은 틈새로 심어 넣은 제도
관습이 새겨 놓은 대로 능숙하게 매복한
우상화된 조직과 규율의 수직적 계도
시민 개조 스스로 예속된 이들의 두려움
쟁취와 찬탈은 이름을 뒤바꾼 증여
전복의 탈 뒤집어 쓴 화려한 대관식
흥분이 가라앉을 때서야 그 허울을 깨닫지
이름만 다른 독재자 네 눈앞에서
네 기대와 이상을 짓밟고 가로채 뺏어
수천 년의 시간동안 변함없는 배역
무너뜨린 시대는 또 반복되며 재건
나의 탄생과 동시에 갖춘 핏줄의 법칙
현생인류의 형질 새겨진 생존의 정신
나의 유전자에 옛 조상들의 껍질을 덮지
세포마다 각인 돼있던 대자연의 논리
생존 아래 묶인 조직과 지배체계의 구성
끝없이 유지될 균형은 역사가 증명
그건 자연발생 이래 얻은 종의 적응력
혹은 창조자의 설계로부터 도래한 힘과 권력
원시로부터 다시 고대와 중세
봉건제의 끝을 알린 근대와 너와 내 현대
습관처럼 소속되길 원하는 존재
두 손으로 직접 지배층을 선출하는 형태
통제받는 노예 혹은 톱니바퀴를 자처
깨달을 수도 없어 그건 종족 특성의 단면
벌과 개미 인간이 가진 공통적인 생이
우릴 다시금 그 굴레로 몸을 던지게 했지
염원하던 혁명을 힘겹게 이룩한 대가란
겨우 고작 이리도 쉽사리 맞이한 배반
처단이란 미명아래 치밀하게 계산된
또 다른 악이 왕좌에 오르기 위한 계단
그 끝은 또 다른 시작을 부를 제단
순환하는 채로 끝나지 않을 궤도와 세상
우린 그 우주적 운명 속 희생양
진화하지 못하고 도태될 역사의 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