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se]
담배 하나 물고 걷는 새벽길 가로등 아래에 멈춰
전화기 너머로 내 안부를 묻던
너의 목소리가 이젠 들리지가 않아, 더이상
흩어지는 연기, 가사를 떠올렸지
담배 끝에 남은 온기가
너와 함께 였던 시간 잠시나마 느끼게 했어
고마워, 따듯했었구나 너는
잃고 나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익숙함에 속아 등을 돌린 소중함이
내게 쓴 맛을 줬어, 원치 않던 소주같이
추억은 되돌려 감아 볼 때마다 새로워
잘 안들리는 시간의 볼륨을 배로 더
키우면 키울 수록 안에 너가 채워져
하얀 연기가 섞인 한숨으로 게워 또
내 음악으로 그려낸
철 없는 20대의 자화상은 너무 초라해
너 없이 보낸 시간은 흐느적대
뭐 했는지도 모르고 보낸 어제와 그저께
넌 그렇게 내 마음에 방에 들어와
날 헤집고 다 태운 담배처럼 불을 끄고가
날벌레와 젊은 흡연자를
비추는 가로등 머리맡에 너를 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