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Hyun Jun (이현준)
재개발, Pt. 2 (Redevelopment, Pt. 2)
[Chorus]
네 생각이 소나기에 오래 머물 때
내 작은 온기에 잠시 너를 머물게 하고픈데
허름한 집에 내가 낡은 지붕이기에
틈이 벌어진 채
맘이 새는데
내 비에 잠기는 널 막지 못해
소리 없이, 혼자 꿈꾸네, 재개발

[Verse 1]
하얀 벽지 같은 동생의 곰팡이 낀 손
새 들어오는 바람기 가득한 남자들을 막지 못해
철거되기 싫어 발버둥 치는 걸 인정하는 순간 일터에 잘리고
아버진 우울증을 끊지 못해
기댈 수 없던 아버지란 벽
그 벽이 붕괴, 뒤에 보여 어머니의 잔재와 폐허 된 집
그래서 아버지의 손, 동생 손목을
꽉 쥐고 떠나, 엄마 없는 놈이란 소음을 피해
짊어주게 되거나 짊어지게 되거나
벽돌 같은 기대감이 짓눌러 공사판에 안전모 같은 날을 꿈꾸지만
맘 한 켠에 자리하는 꼭대기 줄 하나에 의지하는 삶
6년간의 연애, 그와 그녀는 금이 가 있지
추억 따위로 무너지기 직전 관곌 간직해
남자의 전망 좋은 꿈, 숨 트이는 삶을 위해
허름한 집이 되는 여자에 머무르긴 싫기에
그는 너머로 보이는 낡은 옷과 낡은 신발에 자기 여자에게
창문 없이 지내
높이 날고 있는 친구와의 만남은 피하지
자기가 세상에 작은 점인 걸 인식하기 싫어
주변엔 동그란 성격의 친구만 남네
뾰족한 수 없는 뒤통수질은 안 해
서로 깎아내리거나 날이 선 충고 나눠 가지기엔 뭐
닳고 닳았어, 뼈 없는 농담으로 채워
행복할까, 군대로 돌아간다면
"그때는 기다리는 거 말고 없었잖아" 말하던
친구 놈 불러다가 같이 마시는 술
다 같이 옥탑 옥상에서 바라보는 도시 풍경
만취했어, 들어온 집, 정리돼 있는 빨래
툴툴대며 이제 할아버지 냄새가 난다는 아빠의 말에
눈 감고 소리쳐, "낡은 옷, 낡은 집, 내가 다 고쳐줄 테니
나한테도 딱 그만큼의 기대를 걸어줘, 이젠 지긋지긋하니"
[Outro]
눈이 떨어지면 보이는 높여져 있지 않는 집들
고개를 들어 멀어지면 눈앞에 보이는 높은 건물
이래서 사람들은 멀리 보라는 거지
근데 왜 내 여자는 항상 낡은 옷에 낡은 신발인지 (혼자 꿈꾸네, 재개발)
근데 왜 내 아빠는 항상 낡은 옷에 낡은 신발인지 (꿈꾸네, 재개발)
왜 내 아빠의 눈이 점점 안 보이는지 (꿈꾸네, 재개발)
사실 그것들에 눈멀게 되는 건 아닌지 (꿈꾸네, 재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