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CHANHYUK (이찬혁)
길이나 (Anyway)
동성이 길에 마주치면 기 싸움
이성이 길에 마주치면 도도한 척
그러다가도 내 맘을 사로 잡는
사람이 있다 하면
그래도 도도한 척
첫눈에 반해도 그래도 도도한 척
집에 오고 나면 그러면 후회하죠
다시 만날 일이 없을 것 같은데
왜 그냥 넘어갔을까 길이라도
물어볼걸
너네 집이 어디에요 안내
좀 해주세요
자갈길이나
껌딱지가 바닥에 눌어붙은 길이나
바닷길이나
꽃들이 안녕안녕하고 있는 길이나
사람들이 서로 눈길을 주고받는 데는
모두 다 똑같은 길인걸
뒤돌아보니 이미 사라진 그대
뒤늦게 뛰어봐도 갈림길이 여러 개
지우려 해봐도 그 찰나의 눈빛에
지금 당장 만나요
어디 근처에 사나요
포털사이트에도 올렸어요
확인해봐요
사람들이 응원한대요
자갈길이나
껌딱지가 바닥에 늘러붙은 길이나
바닷길이나
꽃들이 안녕안녕하고 있는 길이나
사람들이 서로 눈길을 주고받는 데는
모두 다 똑같은 길인 걸 나는 아는데
왜 막상 내 타입이 지나가면 나
도도해지는데
왜 나는 나는 나는 나는 난
골목길이나
빨간불 파란불이 엇갈리는 길이나
언덕길이나
꼬부랑 할머니가 넘어가던 길이나
사람들이 서로 눈길을 주고받는 데는
모두 다 똑같은 길인걸
놓치고 싶지 않아
놓치고 싶지 않아
놓치고 싶지 않아
놓치고 싶지 않아
놓치고 싶지 않아
놓치고 싶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