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안정적일 땐
모두가 감사함을 잊고 살게 되지
사방이 다 적일 때
살아있다는 걸 느낀다면
무언가가 잘못된 게 확실해
내 옆에 누군가가 있다는
그 자체로
누리지 못하고 새로운걸 찾다
쓰러지고 만 채로
벌거벗은 나체로 있는
자신을 보았을 때
그제서야 손안에 쥔 것들을
다시 돌아보네
쥔걸 놓아야 새로운걸 쥐는 건
당연한 이치지만
가끔 쥐고 있는 것이
날 미치게 만들어 지치잖아
그래도 생각해봐야 될게 있지
애초에 왜 그것을
손에 쥐게 됐었는지
나도 모르던 어떤 것에 이끌려서
무엇보다 소중하게 내 두 손 안에
쥐고 있었던 날들이
해방된 것 마냥
날 떠났을 때
다른 건 몰라도 한가지 분명한 건
하나도 안 편안해
이 불편한 진실이
현실을 마주하기 힘들게 하지만
넌 다음 번에
나 같은 실수를 반복 하지마
니가 마지막이 되었으면 했지만
어쩌면 이렇게 된 건
진실로의 착지야
비록 착잡하지만
지금 내 두 손은
활짝 펼쳐져 있어
잡을 수 없는 것들을 기다리면서
사실 새로운걸 잡게 될 때쯤엔
지금 이 기억들은
하얗게 지워져 있겠지
널 처음 만났을 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