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 KUNST (코드 쿤스트)
돈 (Money)
몸이 크면서 욕심을 담는 그릇도 커져
빈 지갑 때문에 느껴본 굴욕적 경험
검은 돈다발들은 흰 구름을 덮고
그 구름 아래 안식할 수 있는 그늘은 없어
마냥 꿈꿀 수 있어서 신이 났던
열정을 담기엔 너무 차가운 현실이란 벽
손 뻗어도 안 닿아 현실을 못 잡아
결국 다 꿈을 밟고 현실 위로 올라가
윗 공기가 상쾌할까
칙칙한 색깔에 도시에 찌들어버린 냄새가?
내 코를 찌르는 비린 돈 냄새
왼손에 숨기곤 아닌 척 오른손으로 거짓 맹세
내세울 수 있는 건 오직 자신감
텅 빈 지갑은 무엇으로든 무엇으로든 채우는게 나으니까
나도 적응할래 더럽게 찌드는 법에
밝은 미래만 있고 찌질한 지금은 없게
수많은 손, 빌어먹을 돈
기름진 삶을 위해서 썩어가는 몸
혹독하기만해, 멀어지는 봄
나를 찢어가며 찍어가 숫자들 사이에 점
수많은 손, 빌어먹을 돈
거울 반대편에서 날 노려보는 놈
어쩌면 나는 돈에 재주넘는 곰
돈이 나의 주인이고, 내가 돈의 종
나를 반성하게 하는건 헐벗은 자의 아픔
근데 나의 눈이 닿는 곳은 부자들의 삶뿐
누군 굶어가면서 팔지 진흙탕 속 발품
반면 누구는 배부르게 누워서 금빛 하품중이고
두리번거리면서 주윌 보면
누구든지 폼 나는 삶의 주인공이라는데
낮은 곳엔 절대 볕 들 일 없어
결국 태양에 가깝게 태어난 별들만 빛나는 셈
난 반지하에서 자라서
반쯤 잘린 햇살만 항상 바라보고 담아왔어
잘사는 친구들이 놀릴까봐서
좁은 우리 집에 초대한 적도 난 없어
어린 마음에 속으로 원망했어
반지하 집구석과 아빠 엄마
그 투덜거림을 멈춘 건
조금 더 내가 커서 닿지 않던 서랍 위에 손이 닿던 날
그 장면을 못 잊어, 여기저기서
모를 말과 숫자들로 도배 되어있는 고지서
투정부려 원하는 것들을 쥐고
받아가기만 했을 뿐, 정작 부모님 손은 빈손
날 채워주려 자신을 비우신 부모님께
자식으로서 당당하고 떳떳할 수 있게
내가 별이 될 거야
나를 짓밟고서 현실 위로 도약
매일 새롭게 찍혀나오는 돈은
생명의 요람이자 꺼진 숨의 무덤
어제 죽은 이의 이름은 잊혀지지만
그 숨결 끝에 닿은 돈은 이어지니까
난 당장 뛰어, 돈을 벌기 위해
사람은 녹슬어도 돈은 언제나 푸르기에
늘 비만 내려도돼, 돈벼락 내리쳐준다면
늘 밤이어도 돼, 금빛이 잠깐 비춘다면